★자료실.News 2008/06/13 18:31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연합 출범의 의미
졸속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엔진 필요

오픈소스의 개념은 간단하다. 개념이 너무 단순해서 일까. 목적지로 향하던 그 많던 오픈소스 지원책은 모두 길을 잃었다. 애타게 단비를 기다리는 농심(心)만 남았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농부의 기다림이 빛을 보게 됐다. 자식 같은 농작물의 질긴 생명력을 믿은 탓이다. 말라 비틀어져도 흙만 덮여 있으면 살겠거니 하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했다.

마침내 단비가 내렸다. 내막은 이랬다. 피보텍이란 기업에서 ‘첨비(Chumby)’라는 임베디드 플랫폼에 대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수행할 개발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기업과 개발자 모두 협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터. 몸소 국내 오픈소스 환경의 열악함을 체감한 피보텍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가없는 증여방식으로 5천만을 기부했고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연합(이하 자소연) 설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오픈소스 개발 무엇이 달라지나?

자소연 설립의 목적은 오픈소스 개발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 있다. 국내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역시 ‘빵 문제’가 컸다. 자소연의 법인화 설립 근거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증여받은 자금 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법인이 아닌 민간단체로 분류되다 보니 기업에게 협찬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웠다. KLDP 같은 경우 기증받은 범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확장과 운영 측면에서 매번 부족함을 느꼈다고 한다. 게다가 경제 활동을 못하는 오픈소스 개발자들이나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가들이 프로젝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자금이나 사회 간접 프로젝트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소연 대표인 조성재 씨는 ‘우선 자소연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네트워크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반인과 개발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버그 트래킹 시스템이나 스케줄러 시스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법인 설립과 동시에 서울 서북부지역 서점조합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환경 구축을 논의 중이다. 영세 서점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에 대한 후속 지원도 맡는다. 이밖에도 오픈소스 기반의 구체화된 지리정보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맛집 정보보다 오픈소스화된 정보가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이런 형태로 사회 환원을 추구하는 동시에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오픈소스, 제 3의 문화로 자리매김 하길

오픈소스 개발자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좋지만 걱정도 앞선다. 국내 소프트웨어 분야가 웹에 치우친 점을 극복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오픈소스 개발자도 웹에 집중된 편이라 활동 분야가 제한적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기업 차원에서 자사의 ERP 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을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운용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가. 기업이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개발자 역시 투자와 변화에 인색할 따름이며 총체적으로 다양성이 부족하다. 국내의 경우 법인 설립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이사진의 동의를 꼽는다. 아직 국내 개발자들에게 법인 설립의 절대적 가치나 필요성이 부여되지 못한 이유에서다. 이사진들도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단순히 법적 문제 해결의 차원에서만 법인 설립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 같다. 법인 설립이 유연한 유럽의 재단들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행사에 참여하는 커미터들에게 모든 부대비용을 지원한다.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 개인이 아닌 법인 이름으로 영수증 처리까지 대행해 준다. 즉 오픈소스가 기술적 대안을 넘어 사회적 대안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우리도 우여곡절 끝에  최초의 오픈소스 법인체가 설립됐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이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제 아이디어를 ‘구현’만 하는 개발자로는 남아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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